개인/이야기

철학과 나 - 3(동물권과 육식에 대한 고찰)

서론

나의 주말농장, 상추나 토마토, 고추 등을 기른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채식을 한다.

철학에 입문하기 이전부터 지켜왔던 철칙이다.

 

채식은 대의적인 명분으로써 행해야 한다! 를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채식을 간헐적으로나마 행하는 것은 그저 환경 때문이다. (내가 자전거를 타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가축을 기르고 가공하여 섭취하기까지 발생되는 온실가스 무지막지하고, 그렇다고 해서 곡류나 채소를 재배하여 섭취하는 것보다 효율이 좋은 것도 아니다.

물론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데에 있어 가축으로 인한 영향은 그리 많지도 않고, 내가 채식을 한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내가 지구를 위해 실천해볼 수 있는 작은 도전이라 생각했고, 간헐적으로나마 채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큰생각 없이 간헐적으로 채식을 하며 지내다 철학을 접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동물권에 대한 것을 듣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인간존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철학을 하던(그리고 마침 아무 생각 없이 채식 중이던) 나에겐 동물권이란 깨나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래서 요며칠간은 동물권과 육식의 비윤리성에 대해 열심히 자료를 찾아 돌아다녔다.

 

...

 

사실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럴듯한 답을 찾아내진 못했다.

 

오히려 논리적 비약으로 인해 스스로 굴레에 빠져버린 듯하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알아본 것을 글로 옮겨보려고 한다.

 


동물권에 대해

우리에겐 인권이 있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여되는 권리이며,

그 권리로 인해 우리는 생명과 자유를 보호받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럼 동물권이란 무엇인가?

동물권이란 당연하게도 동물의 권리를 말한다.

동물에게 인권만큼의 권리를 인정해주자는 개념이다.

 

그 근거는 동물도 감정이 있고 감각이 있다는 것, 그들도 우리처럼 고통을 느끼며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간과 다를 바가 없고, 이 때문에 동물도 권리를 통해 그들의 생명과 행복,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류 1. 동물권 침해의 정의

우리는 인권을 통해 생명을 보호받는다.

누군가 인간을 학대하고 살해한다면, 그는 분명 헌법에 의해 인권을 침해한 자로 낙인찍혀 형벌을 받게 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동족 간에도 서로의 권리는 침해해서는 안된다.

 

그럼 동물권이 인정된 미래의 사회로 가보자.

육식 동물은 육식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 육식을 하려면 결국 다른 동물을 죽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모든 육식 동물들은 필연적으로 동물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동물 역시도 인간 기준으로 매우 비윤리적인 행위를 간혹 저지르곤 한다. 그것이 생존과 연관이 되어있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그러면 위와 같은 동물 간의 동물권 침해는 누가 판단하고 보호해줄 것인가?

인간 - 동물 간의 동물권 침해는 인간이 개입하니 이도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것인가?

그럼 육식 동물의 육식을 저지하는 것이 동물권을 보호하는 것일까? 도리어 육식 동물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억지로 제어시키는 것이 동물권 침해가 아닐까?

 

그러면 생명을 위해 살상하는 것을 인정해보자.

그러면 잡식인 인간은 채식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식을 하는 것이니 이는 불필요한 살상이며 동물권을 침해했다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위의 내용이 인정된다면 모든 잡식 동물이 육식을 하는 경우, 똑같이 불필요한 살상을 저지른 것이므로 동물권을 침해하는 종자들이 되어버릴 것이다. 


오류 2. 동물권은 어떻게 부여되는가

식물인간은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할 수가 없다. 당연하게도 인권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그의 죽음은 누구의 권리가 될까?

아직도 그에게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다면 그가 기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생명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것이 인도적이며 윤리적인 것일까?

그러면 보호자에게 그의 인권을 양도하는 것이 올바를까? 결과적으로는 그의 인권이 남에 의해서 주장되는 것인데도?

 

동물권도 위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과연 동물권이 인정된다 해도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동물이 있을까?

그러면 동물권을 누가 주장할 수 있겠는가? 

 

아이러니하게도 권리를 스스로 주장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진 존재, 우리밖에 없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에게 권리를 부여했지만 결국 그것을 행사하고 정의 내리는 것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동물권을 인정하는 행위 자체가 인간이 동물보다 고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육식은 비윤리적인가?

동물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고 감각이 있으며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육식은 이러한 동물을 죽이는 것이므로 과연 비윤리적일까?

육식을 하는 자들에게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학살자라고 지칭해도 되는 것일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무언갈 먹는다는 행위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육식 동물과 잡식인 인간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다.

단순히 육식을 하는 행위만으로 그것은 비윤리적이다 라고 정의 내리고 제어하고자 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인권과 동물권을 모두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더 명확해진다.

 


오류 1. 채식 = 윤리적?

동물과 식물은 분명 명확하게 다른 점이 있다.

앞서 지겹도록 이야기했지만 동물은 감정/감각/생존본능이 있다.

식물은 감정/감각이 없어서 고통 자체를 느낄 수가 없다.

 

육식을 비윤리적인 행위하고 정의 내려보자.

그러면 식물을 섭취하는 채식은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결국 주요 논제는 이것이다.

감정과 감각이 없다고 해서 생명권이 없는 것으로 치부해도 괜찮은 것인가?

 

내 생각은 채식도 완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식물은 감정과 감각이 없기에 우리가 꺾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분명 그것은 우리의 죄책감은 덜어주지만 채식의 장점은 그것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식물도 생명이다.

그들이 왜 씨를 날려 자신의 종을 널리 퍼뜨리려고 하겠는가?

결국 그들도 생명을 위하고 번식을 통해 다음 세대를 남기고픈 본능이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동물/식물 모두 생명이 있으며 이를 영위하고자 하는 본능 또한 있는 것인데, 감정 및 감각의 유무에 의해서 구분하는 행위 자체가 과연 윤리적인 것일까?

 

이를 생각하면 결단코 채식 또한 완전 윤리적이진 못하다.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점과 살상되는 개체 수를 관점으로 보면 육식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선 육식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또, 고통의 유무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도 결국 인간의 기준에 의해 세상을 정의 내리는 행위일 것이며, 결국 이러한 것을 정의 내리는 것은 다시금 우리를 타 종족보다 고등한 종족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완전 고결은 없었다.

채식과 육식, 둘 중에선 완전 고결한 방식은 없었던 것 같다.

어느 방식이든 간에 결국 살생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둘 다 비윤리적이고 하면 안 되는 짓이다라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둘에 관해선 "정당"하다는 말을 붙이고 싶다.

채식과 육식은 정당하다고 일단 결론 지어두고 싶다.


개인적인 지향점

완전 채식도 좋고 완전 육식도 좋다.

두 방식 다 정당하니 개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두 개의 방식을 골고루 행하는 것이다.

개개인의 건강과 지속 가능한 삶을 염두해서 생각한 방법이다.

 

육식이 과도하게 늘면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비정상적이지만 많은 가축을 수용할 수 있는 축사가 늘어날 것이고, 채식이 과도하게 늘면 그것을 경작하는데 쓰이는 토지가 엄청나게 필요해질 것이다. 

과유불급이랬나, 극단적인 방법을 행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오히려 그들이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다만, 전체적인 인구로 따졌을 때 채식을 하는 비율이 매우 적다.

이런 상황에서 보았을 때는 채식을 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무조건적인 채식이 아니더라도 간헐적으로나마 채식을 행하는 사람 말이다.

물론 이를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도리어 그들의 권리를 뺏으려는 행위니깐.

그저 내 바람일 뿐이다.


아직 한 발 남았다.

비록 육식이 정당할지라도 동물에게 행해지는 모든 행위가 비윤리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육식의 경우에는 우리의 생존과 관련 있지만, 그것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학대와 살생이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

다음 장에선 위와 같은 살생 또한 비윤리적인가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이번 장 끝!

가장 작성하기 까다롭고 어려웠던 글이었습니다.

제가 읽어도 글이 갈수록 두서가 없어지는 것이 보일 정도네요.

 

혹여, 이 글을 지나치는 모든 분들에게

여러분의 비판과 참견, 첨언 모두 환영합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